△ 인간은 꿈과 믿음. 희망 속에 산다고 한다. 
젊은 시절은 꿈과 희망. 믿음이었고, 나이가 들면 성취감. 명예. 추억 속에 산다는 시인의 노래가 생각난다. 어느덧 찾아온 늦가을 맞으며 그리운 공허 속에 옛 선배들 강호필(江湖筆)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그려본다.  

 (김종규 본사주필)

△ 야반삼경(夜半三更) 마음의 건반을 가벼히 두드리는 비소리를 음미하면서! 못내 그리워지는 선배님들의 우정을 찾아 자연과 인생과 생활과 사랑에 대한 단 한마디라도 나누기 위해 펜을 들고나니 “생각이 담배의 자욱한 연기를 따라” 나그네처럼 고요한 여로에 오르나 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60년 전 백림의 어느 발코니 섬에서 반백(半白)의 철인 헤겔과 감미로운 서정과 열렬한 혁명적인 시구로 일세를 풍미했던 “하이네”가 마주 앉아 천공(天空)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면서 한사람은 저 별들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영원한 사후(死後)주택이라고 영탄(詠歎)하고 반백의 다른 한사람은 “하늘면에 박힌 하얀 나창(癩瘡)일 뿐이라고 냉소(冷笑)했다고 합니다.
이를 가르켜 천문학자들은 철인이나 시인의 어이없는 수작이라고 일소(一笑)해 버리겠지만 별의 진상은 오히려 이 상반된 직판과 사유속에 충분히 나타나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인생의 영원한 사후 주택이라고 노래한 “하이네”의 주옥같은 시구나 또 이를 가르켜 하얀 나창이라고 쓸쓸히 비웃었던 “헤겔”의 명제도 인생을 무엇이라고 제시하는데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단지 먹고 입고 자고 또 생식한다는 동물적인 관점에서 말한다면 그 의미가 간단할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수월하게 생각해 버릴 수 없는 정신작업의 다양성 때문에 “인생은 이것이다.”,“인간은 이래야 한다.”는 명제도 모르면서 그저 먹고 숨쉬는 덕택으로 치사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요. 그러나 어차피 매스컴의 일선에 서 보려는 나의 이상과 실업자의 고된 멍에를 벗어던지려는 현실 앞에서 나는 실망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돌이켜 생각하면 지난 50년대 말에서~80년대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선배 기자님들!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 필자가 AP통신 애송이 기자로 출발. 동아∙신아일보에서 서울시경과 수도권지역, 서울의 법조관청을 드나든지 20여년 동안의 회환! 그 때가 5대지(동아∙조선∙한국∙경향∙서울) 조석간 발행시절, △ 연일 사건특종기사로 서울 장안의 전 경찰을 긴장시켰던 서울 시경출입 △신상현(서울), 박원근(동아), 김창열(한국) 님. 또, 치안국(경찰청) 출입담당 △어임영, 이웅희 님(경향), 목사균(조선), 전장연(국회통신)님은 메가톤급 사건보도로 5대지의 정치사회면을 장식하면서 장안의 치안을 주름잡던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사랑받던 시절이 행복했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특종사건은 △중구필동 일가족(6명) 몰살사건 △을지로5가 모 호텔 부부투숙 중에 발생한 황모 여판사 의문사 타살(他殺)사건 △서울 중심의 무장군인의 포성속에 재경 대학생들이 총궐기한 4.19부정선건 규탄 등 서대문 동양극장 건너 이기붕 관사 앞 대학생 데모대를 향한 관사에서의 발포현장 취재 시절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 잊지못할 전 동아방송 부장 신상현님 국회통신 전장연 국장님, 서울신문 논설담당 이규배 님의 간곡한 권고인즉 “우리는 언론인으로 투신한 이상 “억강부약” “파사현정” 하는 언론 본래의 사명 때문에 언제나 일부강자들에게는 눈에 가시처럼 귀찮은 존재가 되지 않을 수 없는 몸이라면서 취재전선에서 때로는 추악하게도 보이는 인정에 부딪혀 당혹할 때도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절대로 현실의 혹독함에 지치거나 적극적인 의욕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니 괴로운 일, 불쾌한 일이 뱃속에서 울화통이 치밀하더라도 꾹 참고 도량있게 응대하면 그만한 보상이 돌아올 것이라고 항상 곁에서 격려와 힘을 주신 선배들. 그러나 저널리스트로서 청신한 감수성을 잃어버렸다면 벌써 매미의 허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항상 문제의식에 착실한 연구심을 발휘, 그 핵심을 파헤쳐야 할 것이며 항상 근원적인 문제에는 충분한 고찰과 반성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며 신신당부하시던 말 “불굴의 투혼”과 “남다른 사명감” “위기극복의 지혜”를 심어주신 은덕으로 지금도 언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어디에 계시는지. 꼭 한번 만나고 싶은 그리운 선배님들! 어디에 계시는지! (계속)  
기사등록<2007,10.11.13:00/skdn1000@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