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규 (본사주필)

그 때를 거슬러 생각하니 지난 60년에서 80년대의 군정시절! 사세가 파죽지세로 뻗어나가던 동아, 신아일보를 편역하면서 중앙부처와 법조청․수도권 지방을 넘나들며 취재열정을 불태웠던 그 때 그 시절의 기억들이 오늘 나를 더욱 살찌게 한다.    되돌아 본 격동기였던 ▲ 79년 12월26일 박대통령 시해 ▲ 81년 12월 전두환(제5공) 대통령 당선 ▲ 88년 2월(제6공) 노태우 대통령 취임 ▲ 89년 6.29 선언은 억눌린 국민들의 숨통을 다소나마 트이게 했다.

 그래서 80년 7월부터 87년까지 7년간은 전두환 정권․신군부의 절대권력 치하에서 민주․언론․인사 4000 여명이 영장없이 구속되고 700여 현직기자와 일반직 100여명 등 800여명이 강제해직 돼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난 언론학살의 만행 앞에서 피해자들은 통곡했다.

 그 후 800여 해직언론인들은 생활고로 병사하고, 승려와 성직자로 대학으로, 이민으로 팔방으로 흩어진 그 후 27년이 지났으나 그 중 일부 극소수만 명예회복이 되었을 뿐 지금도 수백명의 민주화 운동 언론인들이 청춘을 빼앗긴 채 노년을 눈물로 보내고 있는데도 정부는 현재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

 전두환 정권은 총칼로 빼앗은 권력으로 신군부를 앞세워 각 언론사에 보도지침을 하달하면서 언론을 통제 탄압하고 전국 64개 언론사 중 44개사를 폐간 조치했고 독재에 항거하는 언론중진들을 강제연행 구속하고 80년 5월 16일․27일 광주시민 수천명을 폭도로 몰아 공수부대로 진압 학살하고 (영화 ‘화려한 휴가’로 상영) 수조원의 부정축재로 단죄 돼 백담사에 갔다.

 전두환 정권의 신군부에 의해 80년 8월 내가 몸담은 신아일보 40여명의 젊은 기자동료와 함께 하루아침에 무참히 강제 해직당했다.

 이 같은 처절한 아픔 속에서 노태우 정권의 89년 6.29 선언 이후인 지난 90년도부터 15여년간을 지방언론에 투신. 현존의 M 일간지에 머물러 아직 못 다한 민주화 사회를 꽃피우는 한 톨의 밀알로 남으려 한다.

 나는 탄압저항투쟁으로 80년 3월부터(단지) 신아일보 안기덕 국장님과 ▲ 부산 김능화, 성남 안용웅 기자, 인천 정인석 기자, 본사 정민철․신충우 기자 등 50여명이 재경 언론사와 연대해 기사송고 거부 등으로 2～3P 이상 백지발간 20여회였고 ▲ 81년 3월부터 6월. 서울 광화문 거리 언론인 시위참여 ▲ 80년 5월 18일 계엄사서 거물급 민주인사, 언론인들, 구금 중이던 문익환, 송건호, 한승헌, 김대중씨 등 26명 석방촉구․계엄해제․광주사태 진상규명 등의 시위참가였고 ▲ 서울대․고대․연대․건대․서울중심가 유인물 수천매식 살포하다가 기관원들의 미행을 당한 수난의 연속이었고 생계형 기업까지 악랄한 보복수사로 씌워 폐업시켰다.

 그 시절 그 시대 정치․사회를 주름잡던 큰별 같은 선배기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직접 섬기던 ▲ 동아 이동수 부장. (훗날 동아방송 국장. 이사님) ▲이강현 차장(훗날 중앙일보 편집국장님, 한국기자협회 창립자) 이었고 ▲ 신용순 법조담당 팀장님 ▲ 한국의 조두흠․윤여덕님 ▲ 조선의 신동호․안종익님 ▲ 경향․어임영(훗날 국장)․ 권영대님 ▲ 신아 장기효, 권동석님 (임승준, 유승탁 님) ▲ 국회통신․이동호․윤위현․김명주님 ▲ 동양투신․추세환 님 ▲ 서울신문 김원기 부장, 김경섭 차장님들의 그늘에서 멀리서 가까이서 뛰면서 사랑받던 시절이 더욱 자랑스럽다.

 지금 나는 우리 정치사에 역사적 격동기였던 지난 79년에서 89년간을 살아오면서 그 중 80년 3월부터 82년 8월의 3년간의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동참할 수 있었던 보람을 기습에 앉고 지금 세계와 함께 민주화 시대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며 먼저가신 민주 투사님들께 경의와 감사하는 마음을 한없이 느낀다.

 그리운 선배님들!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 꼭 한번 만나고 싶은 그리운 선배님들! (계속)